카미야
··· ···하—, 정말 이 핸드워시 냄새 좋아. 평소보다 더 천천히 손을 씻게 돼··· ··· 음?
카미야
신카이 씨?
신카이 소요구
··· ···.
카미야
(··· ···. 무사같은 잠버릇이네)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내가 자리를 나선 아주 잠깐 그 사이에, 팔짱을 끼고 앉은 자세를 조금도 무너뜨리지 않은 채, 신카이 씨는 잠들어 있다.
「민폐지만 실례하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올라간 침대에서, 지금은 대 자로 뻗어 숙면을 취하고 있는 시노부 군과
조금 전에 「잠깐 내, 여기 바닥이랑 이야기 있을지도」라고 조용히 누워 그대로 잠든 아케호시 군을 차례로 보고, 작게 웃는다.
카미야
(오늘도 잘 마셨네)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천천히 책상 위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거기서 톡 하고 작은 뭔가가 테이블에서 떨어졌다.
카미야
(? 아, 시노부 군의 반지인가. 그러고보니 나랑 손가락 싸움 할 때 뺐었던가. 없어지지 않게, 이쪽으로 치워두고—)
카미야
!
데스크 위에 올려 놓으려고 일어난 순간, 발끝이 아케호시 군의 다리에 가볍게 부딪힌다.
히노미야 아케호시
으아··· ···?
히노미야 아케호시
··· ···아— ··· ···카미양인가··· ···.
카미야
미안, 깨워버려서.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니야~
히노미야 아케호시
뭔가 지금, 꿈 꿨어.
카미야
어떤 꿈?
히노미야 아케호시
엄청 커다란 타코야키에 다이빙 했더니, 그 안이 볼풀처럼 생긴 타코야키 판으로 되어있었다.
카미야
자기 전에, 타코야키 이야기 했으니까.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아. 그것 때문일 거야, 절대로.
히노미야 아케호시
그래서, 무한 리필이라고 생각하면서 먹기 시작해서··· ···. 근데 문어도 다른 재료도 안 들어가있어서 이상하네~ 라고 생각했더니, 갑자기 팍하고 어두워져서
카미야
뭐?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 먹히겠구나 라고 생각했거든.
사실 재료는 내 였습니다~ 라는 웃음 포인트. 개그같구마.
카미야
개그라기보다, 최근에 들은 것 중에서 제일 호러야.
히노미야 아케호시
카미양 덕분에 위험한 부분에서 구해져서 최악의 전개는 피했다.
히노미야 아케호시
이 은혜는 뭐로 갚아주면 좋겠어?
카미야
아하하, 그럼 같이 정리해서 신카이 씨랑 시노부 군에게 이불을 덮어달라고 해도 될까?
히노미야 아케호시
정말로 남을 잘 돌봐준다니까~ 좀 더 즐겁게 취해도 된데도.
카미야
괜찮아. 매번 굉장히 즐거우니까.
아케호시 군과 분담한 정리는 바로 끝나서, 두 사람을 깨우지 않도록 밖으로 나간다.
히노미야 아케호시
으아 추워··· ···. 이거, 내일 유라 깨울지도 모르겠다.
카미야
이불 밖으로 나오는 거 꽤 힘들어졌네. 그래도 나는 이런 겨울의 공기도 꽤 좋아한단 말이지~
히노미야 아케호시
차갑고 맑은 느낌의?
카미야
그거.
카미야
하—. 춥지만 뭔가 기분이 좋으니까 이대로 술 깰 겸 조금 산책하고 올까.
히노미야 아케호시
산책인가··· ···. 하암··· ···. 그럼 내도 어울릴까나~
카미야
마음만 받을게. 이미 목소리가 반쯤 자고 있으니까 아케호시 군은 사양 말고 방으로 돌아가.
히노미야 아케호시
졸리긴 졸려. 근데 지금 자면 타코야키 꿈 이어서 꿀 것 같으니까.
히노미야 아케호시
방해가 아이라믄 데려가 도.
카미야
——여기 밤이 오는 거, 뭔가 신선할지도.
히노미야 아케호시
밤 말고는 자주 오는 거야?
카미야
런닝 코스니까 거의 매일 아침. 그래서 이제 앞으로 몇 시간 뒤에는 다시 올거야.
히노미야 아케호시
굉장하네. 빨리 일어나는 것도 달리는 것도, 절대로 계속 못 해. 오늘은 됐다, 라고 그대로 그만둬버려.
카미야
완전 이해돼. 내가 이래저래 계속하고 있는 거는, 우라라가 있다는 점이 꽤 크니까.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아 글쿠마. 같이 달린다고 했던가.
히노미야 아케호시
우라라 군, 같은 곳에서 살고 같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참말로 얼굴 볼 기회가 없으니까 말야.
카미야
아케호시 군도 아침에 같이 뛸래? 매일 만날 수 있어.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 드디어 도착했다. 여기 정말 전망 좋구마~
카미야
아하하, 거절당했다.
히노미야 아케호시
일단 말해두지만, 우라라 군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니껜.
카미야
알고있데도.
웃으면서 적당한 곳에 걸음을 멈춘 아케호시 군의 옆에 선다.
딱 좋은 거리라고 해서 온 공원. 고지대에서부터 보이는 경치를 바라보면서 늘 그렇듯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신다.
카미야
··· ···시부야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일지도.
히노미야 아케호시
여기?
카미야
응.
히노미야 아케호시
Aporia도 해피도도 제치고 1위인가~
카미야
아 잠깐, 그렇게 말하면 고민된단 말이야.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하하, 왜 여기야? 높은 곳 좋아하던가?
카미야
음—. 말할 정도로 높은 곳에 올라간 적이 없지만, 아마 좋아해. 평소보다 하늘이 가깝다고 생각하면 두근두근 하지 않아?
히노미야 아케호시
카미양, 하늘에 어울리는 남자니께. 특히 푸른 하늘.
카미야
처음 듣는 장르야. 아케호시 군은 푸른 하늘도 밤하늘도 둘 다 어울리는 이미지가 있네.
히노미야 아케호시
내는 어떨까~ 우리 쪽에서 밤하늘계라고 말한다면, 쿄야 씨나 하루히 씨가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카미야
그리고 키호 씨 라던가?
히노미야 아케호시
아니~?
카미야
그거는 다르구나.
히노미야 아케호시
키호 씨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미지가 없네. 얼굴은 빛나지만.
카미야
반짝반짝 빛나?
히노미야 아케호시
별님 반짝반짝 이라던가, 반짝반짝하고 빛난다고 말하잖아?
카미야
아아 별인가··· ···.
듣고 보니, 라고 생각하면서 왠지 모르게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아직 아침이 먼 밤하늘에는 빛나는 것은 볼 수 없었다.
히노미야 아케호시
뭐어, 도시의 밤하늘은 다 이러니까. 하늘 보다 거리가 훨씬 밝으니까 말이야.
카미야
그렇지.
아득히 먼 곳 까지 펼쳐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거리.
카미야
··· ···.
그 경치를 아릅답다고 생각한 순간,
욱신, 하고 머릿속이 느리게 아픈 느낌이 들었다.
[바람이 부는 소리]
히노미야 아케호시
··· ···카미양?
카미야
——봐 줘.
세상에서 단 한 명이라도, 당신이 내 편이면 나는 뛸 수 있었다.
누구보다도 자유롭고 높게.
[생명 유지 장치의 신호음 소리]
???
어째서, 제대로 보지 않았어?
???
그렇게 신세를 져놓고.
???
그러니까 그만두라고 말했잖아.
???
그런 하찮은 거.
???
너 때문이야.
???
너의,
???
너가,
『——어떤 면목으로, 살고 있는 거야?』
[철문이 철컥하고 열리면서 바람이 부는 소리]
높게, 더 높게. 당신에게 들리도록.
카미야
··· ···미안.
잘못되어도, 이 손이 두 번 다시는 당신에게 닿지 않도록.
망설이지 않고——단지, 뛰어.
히노미야 아케호시
——카미양.
카미야
어?
히노미야 아케호시
··· ···괜찮나?
다정하게, 하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부름에 아케호시 군을 바라본다.
카미야
(··· ···어라, 지금··· ··· 뭐였지?)
카미야
··· ···대박. 선 채로 잠들었을지도.
히노미야 아케호시
재주도 좋아. 눈도 뜨고.
카미야
진짜?
히노미야 아케호시
진짜다. 몇 번이나 불렀다고. 다음에도 대답이 없으면 흔들까 하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카미야
미안.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지금 꿈까지 꾼 것 같아.
히노미야 아케호시
꿈?
카미야
응. 일어난 순간 잊어버렸지만——
[바람이 부는 소리]
카미야
··· ···.
히노미야 아케호시
그럴 때 있지.
카미야
응··· ···.
히노미야 아케호시
··· ···. 돌아가자, 카미양
히노미야 아케호시
여기, 예쁘지만 추우니까.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
부드럽게 그렇게 말하고는 아케호시 군이 웃는다. 그에 대답하듯 나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카미야
돌아갈까.
반짝하지도 번쩍하게 빛나지도 않는 하늘 아래,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기를 하면서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간다.
그치지 않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바람이 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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